주거금융경제연구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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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동산학 박사 | 주택연금·주거금융 전문
前 하나은행 지점장 | 실전 금융 컨설팅

[경제 칼럼] 김광년의 인사이트

[주택연금 정석 2편] 이자랑 보증료, 내 생돈 나가는 것 같아 아까우신가요?

김광년 박사 2026. 2. 11. 21:54

주택연금은 후불제 종신연금입니다.

안녕하세요. 주택연금의 원리부터 실전까지 짚어드리는 박사지점장입니다.
이 글은 “주택연금 이자·보증료 구조”가 궁금하신 분들께, 왜 이게 ‘당장 내 통장에서 빠져나가는 이자’가 아니라 후불제 구조의 안전장치인지 정리해 드리기 위한 글입니다.

1. “내 주머니에서 나가는 돈은 0원입니다” – 주택연금의 후불제 구조
일반적인 주택담보대출은 매달 통장에서 이자가 빠져나갑니다.
돈이 부족해서 대출을 받았는데, 이자를 내느라 또 허덕이게 되는 구조죠.

주택연금은 다릅니다.
이자와 연 보증료를 지금 당장 현금으로 내지 않습니다.
한국주택금융공사가 대신 내주고, 그 금액을 대출잔액에 더해서 적어 두었다가 나중에 집을 정산할 때 한꺼번에 계산합니다.

그래서 가입자 입장에서 보면, 돌아가실 때까지 내 통장에서 나가는 돈은 사실상 0원에 가깝습니다.
이 구조 때문에 주택연금을 “완전 후불제 대출 + 종신 연금”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.

여기서 한 가지 더 짚어볼 부분이 있습니다.
일반 대출은 금리가 오르면 이번 달부터 바로 이자가 늘어나지만,
주택연금은 금리가 변해도 이미 받고 계신 월 연금액은 그대로입니다.

금리·보증료 수준이 바뀌면 새로 가입하는 분들의 월지급금 계산에는 영향을 주지만, 이미 가입해서 연금을 받고 계신 분들의 월 수령액은 약정대로 그대로 유지됩니다.
숫자는 장부에서 움직이고, 어르신 통장에 찍히는 금액은 약속대로 들어온다는 점이 큰 차이입니다.

2. 복리 이자는 ‘눈덩이’가 아니라 국가가 대신 떠안는 안전벨트입니다
“주택연금 이자가 월복리로 붙는다더라, 무섭다”는 얘기를 많이 들으셨을 겁니다.
맞습니다. 계산상으로는 매월 발생하는 이자가 원금에 더해지고, 그다음 달에는 그 합계에 대해 다시 이자가 붙는 월복리 구조입니다.

그래서 시간이 길어질수록 “대출잔액” 숫자는 눈덩이처럼 커집니다.
하지만 여기서 중요한 건 “누가 그 위험을 떠안느냐”입니다.
일반 주택담보대출 5억을 받으면, 집값이 떨어지든 말든 원금 5억과 이자를 끝까지 다 갚아야 합니다.
못 갚으면 집이 경매로 넘어가고, 부족분은 다른 재산까지 건드릴 수 있습니다.

주택연금은 구조가 다릅니다.
계산상 대출잔액이 10억, 20억이 되어도, **집을 팔아서 나온 돈(예: 7억)**까지만 정리하면 됩니다.
그 이상 부족한 부분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감수하는 손실, 즉 비소구 손실입니다.

따라서 복리로 불어나는 숫자는
“내가 평생 책임져야 할 빚”이 아니라,
“국가·공사가 대신 떠안고 있는 위험의 크기”에 더 가깝습니다.
이게 바로 종신형·비소구 구조의 핵심입니다.

3. 보증료는 ‘내 집값과 연금을 지키는 보험료’입니다
주택연금 설명을 들으시면 가장 먼저 나오는 반응이 있습니다.
“초기보증료 1.5%, 연 0.75%씩 떼어간다면서요? 수수료가 너무 아까운 것 아닙니까?”

주택연금의 보증료 구조(2026년 2월 기준 일반형 기준)는 다음과 같습니다.
초기보증료: 주택가격의 1.5% (2026년 3월 이후 신규는 1.0%로 인하 예정)
연 보증료: 대출잔액의 연 0.75% (3월 이후 신규는 0.95%로 인상 예정)
이 역시 이자와 마찬가지로 현금으로 내는 것이 아니라 대출잔액에 가산되는 방식입니다.

이 비용은 단순 “수수료”가 아니라, 두 가지를 보장하는 보험료입니다.
평생 거주 보장
부부 중 한 분이 살아 계시는 동안은, 집값이 오르든 내리든 그 집에서 쫓겨나지 않도록 지켜주는 장치입니다.
평생 지급 보장
집값이 반토막이 나도, 가입할 때 약속한 월지급금을 종신까지 지급해 줍니다.
집값이 연금 수령액을 따라가지 못해도, “연금 중간에 끊는 일”은 없습니다.

시중 은행 대출로는
“종신 지급 + 비소구 + 국가 보증”
이 세 가지를 동시에 제공하는 상품은 찾기 어렵습니다.
주택연금 보증료는 결국 이 세 가지를 묶어서 사는 패키지 보험료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.
(참고: 2026년 3월 이후 신규 가입자는 초기보증료 1.5% → 1.0%, 연 보증료 0.75% → 0.95%로 바뀌며, 전체 구조는 동일합니다.)

4. “지금 내 통장에 찍히는 현금 흐름”이 가장 귀한 자산입니다
박사로서 데이터를 분석해 보면, 노후에 가장 위험한 상태는 단순합니다.
“집은 있는데, 당장 쓸 생활비가 없는 상태”입니다.

주택연금의 이자와 보증료는
내가 가진 **부동산(집)**이라는 큰 덩어리를,
매달 쓸 수 있는 살아 있는 현금 흐름으로 바꾸는 환전 수수료에 가깝습니다.

물론 숫자만 놓고 보면 복리, 보증료, 금리 이야기가 복잡해 보입니다.
하지만 그 복잡한 계산은 집과 한국주택금융공사가 나중에 정산할 몫입니다.

 

가입자이신 어르신들께 정말 중요한 것은 단 하나입니다.
이번 달, 다음 달, 그리고 앞으로의 노후 동안
“내 통장에 매달 얼마가 안정적으로 들어오는가.”

그 안정적인 현금 흐름이 있어야
건강도 챙기고,
손주들에게 용돈도 조금씩 줄 수 있고,
자녀에게 손 내밀지 않고도 사람답게 여유 있는 노후를 보낼 수 있습니다.

주택연금의 이자와 보증료를
“내 생돈이 빠져나가는 구조”로 보느냐,
“집 한 채를 평생 현금 흐름으로 바꿔주는 안전장치 비용”으로 보느냐에 따라,
주택연금에 대한 시각과 의사결정이 완전히 달라집니다.

박사지점장의 결론은 명확합니다.
노후 현금 흐름이 막혀서 자녀에게 손을 벌리게 되는 것보다,
주택연금을 통해 지금의 삶을 지키는 데 쓰는 이자·보증료가 훨씬 값진 지출입니다.